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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모를 위해 마련한 칠곡 35평 단층 스틸하우스 n

관리자

view : 13617

낡은 농가주택을 헐고 지난해 7월 새로 지은 35평 단층 스틸하우스다. 노모를 위해 단열에 특히 신경 쓰고 동선動線을 최소로 하고자 안방과 거실, 주방을 접해 앉혔다. 관리상 손이 자주 가는 인테리어를 자제하고 간단하면서도 중후한 멋을 내도록 신경 쓴 점이 돋보인다. 경북 칠곡군 석적읍 좁게 난 농로를 타고 야트막한 언덕을 넘어서야 닿는 그야말로 한갓진 농촌에 자리 잡은 주택이다.


건축정보
·위 치 : 경북 칠곡군 석적읍 포남 1리
·건축형태 : 단층 스틸하우스
·대지면적 : 283.14평
·건축면적 : 35평
·외벽마감 : 시멘트 사이딩
·내벽마감 : 실크벽지
·지 붕 재 : 아스팔트 이중그림자 슁글
·바 닥 재 : 강화마루
·천 정 재 : 실크벽지
·식수공급 : 상수도
·난방형태 : 심야전기보일러
·설계 및 시공 : 이영하우징시스템 053-761-2020
www.20housing.co.kr

어버이날이다. 취재 차 칠곡으로 떠나는 날, 라디오에서는 하루 종일 어버이날 관련 사연과 노래가 스피커를 타고 흘러나온다. 3시간 30여 분 차를 몰아 톨게이트를 빠져나오자 이영하우징 최명수 대표가 반가이 취재진을 맞는다. 집으로 향하기 전 최 대표는 ‘3형제가 노모를 위해 지어준 집’이라고 방문할 집에 대해 간략히 소개한다. 우연치고는 참으로 기막히다. 어버이날 어머니를 위해 지어준 집을 가다니. 안내하는 최 대표 차량의 꼬리를 물었다.

노모를 위해 단열과 편의성에 중점

국도를 벗어나자 시원스레 펼쳐진 논밭 너머로 나지막한 언덕이 고개를 내밀고, 그 사이로 좁은 농로가 하나 나 있다. 그 길을 따라 언덕을 넘어서자 시야가 넓게 펼쳐지더니 오른 편으로 옹기종기 모여 있는 농가가 눈에 들어온다. 그 가운데 지대를 높여 전망이 훌륭한 단층 스틸하우스가 자리한다.

똑 떨어지는 선에 깔끔한 외관, 시멘트 사이딩으로 마감한 외벽은 시원함을 더하고 알루미늄 처마 후레싱이 늦은 봄 햇살을 받아 눈부시다. 그런데 앞마당이 전원주택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시멘트 바닥이다. 잔디와 흙이 있어야 할 자리를 시멘트가 대신하고 한 쪽으로는 이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텃밭이 벽을 타고 길게 늘어서 있다. 그 이유에 대한 최명수 대표의 설명이다.

“3형제가 정원을 꾸며드리려고 했어요. 그런데 어머님이 극구 반대하신 겁니다. 텃밭도 관리하기 힘든데 꽃이며 잔디며 이들을 어떻게 감당하겠느냐고. 잘 돌보지 못할 바에야 안하는 게 낫지 않겠느냐며 그냥 시멘트로 마당을 덮어달라고 하신 거예요.”

건축주인 장월현(71) 씨는 이곳 토박이다. 오랜 세월 이 터에서 지내왔는데 지난해 3형제가 어머님이 불편하겠다며 낡은 집을 헐고 새 집을 지어 드렸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건물 배치며 공간구성 등 모든 주택 계획이 어머니에게 맞춰졌다. 3형제는 크게 두 가지를 요구했는데 첫째는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해야 한다는 것. 둘째는 노모가 이동에 불편함이 없도록 동선을 최소화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옛집은 4미터 도로를 전면에 둔 283평에 남향으로 앉혀져 있었으나 새 집은 전망을 고려해 남서향으로 배치했다. 인근 농가들이 남쪽으로 늘어서 시야를 가로막을 뿐만 아니라 그로 인해 바람도 잘 통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건축면적 35평 단층 공간구성은 거실과 주방 겸 식당을 중앙 두고 왼편에 드레스룸과 욕실이 딸린 안방을, 오른편에 현관과 화장실 그리고 두 개의 작은 방을 배치했다.

좋은 집에서 손주 맞으니 마음 편해

안방과 거실을 햇살과 바람이 들이치는 전면에 놓고 거실과 주방은 직선상에 놓았다. 실내 활동이 빈번하게 이뤄지는 거실과 주방, 안방을 현관 좌측에 하나로 묶어 노모의 이동거리를 줄인 것이다.

청소와 관리하는 데 손길이 덜 가도록 인테리어를 단순화한 반면 곳곳에 조명등을 설치 이를 보완했다. 안방에서 거실, 복도, 현관, 작은 방을 이르는 직선 통로에 가림벽이라든지 턱이라든지 하는 그 어떤 인테리어적 요소도 배제하고, 서까래와 아트월 등에 조명등을 매입해 밝고 쾌적한 분위기를 자아내도록 한 것이다.

아기자기한 소품과 다양한 자재로 꾸민 여타 전원주택에 비하면 내부가 심심해 보일 수도 있겠다. 그러나 노모에게 이보다 안성맞춤인 구조가 있을까.

장월현 씨는 “예전 집은 여기에 비할 것도 안 된다. 1년 가까이 살고 있는데 집에 손 갈 일이 별로 없고 장작을 패서 불 땔 일도 없고 따뜻한 물도 잘 나와 너무 좋다”며 “지난 일요일 어버이날을 앞두고 아들딸과 손주들이 다녀갔는데 이렇게 좋은 집에서 맞으니 맘 편했다”고 말한다.

시공사인 이영하우징에서 가장 공을 들인 부분은 천장 단열이다. 시공이 까다롭지만 트러스에 전달되는 열을 차단함으로써 단열 성능을 향상시키는 열반사지를 설치했는데 이의 시공법은 트러스→열반사지→합판→방수쉬트→슁글 순이다.

한여름을 방불케 하는 뜨거운 햇빛이 내리쬐는 돌아오는 길에도 어버이날을 맞은 여러 이야기가 라디오를 독차지하고 있다. 무릇 그렇듯 대부분이 다하지 못한 효도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한다. 칠곡 장월현 씨의 주름진 얼굴에 웃음이 떠나지 않는 것을 보면서 결국 효도란 어버이의 몸과 마음을 편케 해드리는 것이 아닐까 다시금 생각해 본다.田


홍정기 기자 ·사진 박연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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